*올해 한예종 영상이론과 입시는 10명의 선발인원 중 4명이 본원에서 합격하게되서 익명으로 후기를 올리는 대신 실제 합격증을 첨부하여 본원에서 입시진행/마무리까지 함께한 재원생임을 인증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합격 소감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예종 영상이론과에 입학하게 된 07년생 현역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내내 이과로 공부하다가 2학년 겨울방학 때 영화이론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올해 2월부터 영상이론과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본 영화의 수가 적고 이론 지식이나 글쓰기 실력도 부족하다고 느껴서 초반에는 불안이 컸습니다. 하지만 10개월 동안 학원 수업을 꾸준히 들으면서 영화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글을 쓰는 방식도 점점 정리되어 갔습니다.

특히 이론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영화에 대한 흥미가 더 깊어졌고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을 넘어 제 생각을 근거 있게 설명하려는 태도가 생겼다고 느꼈습니다. 합격 소감을 말하자면, 갑작스럽게 진로를 바꾸면서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그 불안한 시간을 지나 합격이라는 결과를 받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무엇보다 짧은 기간 안에 준비하면서도 매번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다시 채워나갔던 시간이 떠올라서 더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Q. 합격하신 학교와 전형(입시 유형)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한예종 영상이론과는 일반전형만 있고 1차 시험과 2차 시험으로 나뉩니다. 1차는 언어능력평가로 형식은 학교에서 보는 인문논술과 비슷하지만, 지문 주제가 예술 중심이고 답변 방식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다릅니다. 비문학 1문제, 문학 1문제로 총 2문제가 출제되며 시험 시간은 3시간입니다. 답안은 문제에서 제시하는 2~4개의 조건을 맞춰 문항당 원고지 1,000자 정도로 작성합니다.

2차는 논술과 면접으로 진행됩니다. 논술은 총 3문제이고 5시간 동안 보는데, 1번은 당일 학교에서 영화를 보여주고 그 영화에 대한 질문 3개에 답을 씁니다(영화 시청 시간도 5시간에 포함됩니다). 2번은 영어 지문 기반 질문 2개, 3번은 한국어 책/논문 발췌 지문 기반 질문 2개로 구성됩니다. 세 문제 모두 분량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면접은 2차 논술 답안과 사전에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진행되며, 교수님 5분과 지원자 1명이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Q. 수업을 통해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수업을 통해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느낀 점은 영화를 볼 때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영화를 보고 나서 남는 감정이나 인상부터 붙잡고 정리하는 편이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는 그 감정이 왜 생겼는지, 내가 어떤 지점에서 설득됐는지부터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한 장면을 두고도 그냥 좋았다, 인상적이었다에서 멈추지 않고 그 장면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방식이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는지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이론 공부가 제 생각을 더 정확하게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감정으로만 흘러가던 부분을 이론을 통해 다시 이해하고,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면서 글을 쓸 때도 막연한 감상을 나열하기보다 근거를 찾고 논리를 세우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었습니다. 결국 영화가 제게 어떤 의미인지, 왜 영화여야 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전보다 더 깊이 밀고 나갈 수 있었고 제 생각을 끝까지 책임지고 설명하는 힘이 가장 크게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Q. 학원 수업 외에, 스스로 공부하거나 연습했던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학원에서 과제로 내주신 논문이나 책 외에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생긴 이론이나 자주 언급되는 이론가의 글을 따로 찾아 읽었습니다. 특히 한예종 기출 문제에 나왔던 지문들의 경우 발췌된 일부만 읽고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며 책 전체를 읽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과제를 할 때만 공부하는게 아니라 혼자서도 텍스트를 읽고 글을 쓰는 연습을 꾸준히 했고, 평소 새로운 영화를 볼 때마다 관련된 평론이나 논문을 찾아 읽으면서, 내가 느낀 지점이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주제, 키워드, 인상적인 연출, 관련지을 수 있는 이론 등을 스스로 정리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 GV나 학교 교수님들의 강연, 북토크, 영화제 등을 다니면서 다양한 분야와 주제를 접했고, 그중 인상 깊거나 흥미로웠던 내용은 따로 더 찾아보며 공부했습니다.


Q. 영상이론과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영상이론과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많이 아는 것보다 꾸준히 보는 방식과 쓰는 방식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영화나 이론을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아 조급해지기 쉬운데, 결국 시험에서는 내가 무엇을 봤고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글로 설득력 있게 정리하는 힘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마다 감상으로만 끝내지 말고 짧게라도 글로 남기고,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보면서 내 생각의 약한 부분을 확인하는 습관을 추천합니다.

또 텍스트를 읽을 때도 내용을 외우기보다는 내가 쓰는 글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염두에 두고 정리하면 훨씬 도움이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시험볼 때 떨리거나 뭘 써야할지 막막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내가 이해한 정도만이라도 글을 쓰게해주는 건 결국 루틴이라서 완벽하게 하려고 하기보다 매주 일정한 분량을 꾸준히 쌓아가는 걸 제일 권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선생님들께 전하고 싶은 감사의 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선생님들께는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순히 예상 질문을 정리해 주신 게 아니라 제가 왜 영화이론을 하려고 하는지, 어떤 지점에서 계속 붙잡히는지 같은 제 안의 생각을 더 끄집어내고 정리할 수 있게 계속 이끌어주셨습니다. 그래서 면접 시기뿐 아니라 평소 수업과 과제를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고민이 이어졌고, 그 과정 자체가 제 관점을 단단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실제로 면접에서도 준비했던 흐름 안에서 질문이 많이 나왔고 그때도 외운 답을 말하기보다는 제가 쌓아온 생각을 차분히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또 제가 말한 생각을 더 넓게 확장시켜 주신 점이 특히 감사했습니다. 제가 던진 문제의식을 어떤 이론가의 관점과 이어서 볼 수 있는지 방향을 잡아주시거나 관련 자료를 찾아주셔서 제가 스스로 더 읽고 더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면접 준비가 단순한 대비가 아니라 제 생각을 깊게 만드는 시간이 될 수 있었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레포케의 한마디 : 고3 현역 한예종 합격을 축하합니다! 깊이있는 영화와의 여정 신나게 시작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