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수시 스토리텔링 실기 2편: 한예종 국민대 피칭 유형

2027학년도 수시 영화과 스토리텔링 실기 분석 2편입니다. 1편에서 다룬 제시문 기반 유형에 이어, 매년 형태가 크게 달라지는 한예종, 시를 각색하는 국민대, 논술에 스토리텔링을 도입한 서울예대, 그리고 로그라인과 발표로 평가하는 서경대, 숭실대, 성결대의 피칭 유형을 다룹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스토리텔링에서 끝나지 않고 2차에서 자기 글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다는 점과, 그에 대비하는 방법까지 함께 정리했습니다.
1편에서는 2027 수시 스토리텔링 실기의 평가 기준과 제시문 기반 유형의 대표 학교인 세종대, 단국대, 중앙대를 다뤘습니다.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2027 수시 스토리텔링 실기 1편: 세종대 단국대 중앙대를 먼저 읽고 오시면 이 글이 훨씬 잘 붙습니다.
2편에서는 나머지 학교들을 봅니다. 한예종처럼 매년 형태가 뒤집히는 곳, 국민대처럼 시를 각색하는 곳, 그리고 글이 아니라 말로 평가하는 피칭 유형까지입니다.
한예종 영화과, 가장 파격적인 출제
중앙대도 해마다 유형이 바뀌지만, 한예종은 그 폭이 다릅니다.
중앙대는 그래도 1,500자에서 2,000자 사이의 스토리텔링이라는 틀 안에서 변주합니다. 한예종은 그 틀 자체가 없습니다. 1,000자가 나올 수도 있고 2,000자가 나올 수도 있고, 이미지 분석에 가까운 문제가 나올 수도 있고, 대사만 쓰게 할 수도 있습니다. 출제 범주가 대단히 넓죠.
가장 최근 기출은 1,800자였습니다. 조건은 이랬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입니다. A는 담임 선생님, B는 수업 시간에 잠만 자는 학생, C는 전교 1등입니다. 세 사람 모두 졸업식에 불참합니다. 졸업식 5일 후 셋 중 한 사람이 실종되고, 5년 뒤 세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등장인물은 반드시 A, B, C로 써야 하고 사람 이름을 붙이면 안 됩니다. 입시 부정을 막기 위한 장치죠.
이 문제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제 경험상 70퍼센트가 넘는 학생이 실종자로 B, 즉 잠만 자는 학생을 고릅니다. 가장 자연스러워 보이니까요. 그런데 평가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70퍼센트가 같은 선택을 한 답안 더미 속에서 그 선택이 어떻게 읽힐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조건이 주어졌을 때 누구를 주인공으로 세울지, 그 선택을 어떻게 설득할지. 한예종이 보는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한예종의 변칙적인 기출을 폭넓게 접해두면 다른 학교가 함께 잡힙니다. 한예종 영화과 영상이론과 방송영상과 기출 4개년 분석에 연도별 문제를 정리해 두었으니 실제로 써보면서 감각을 익히시길 권합니다.
국민대, 1,000자대에 담는 시 각색
국민대는 유형이 분명합니다. 시를 재창작하는 문제죠.
분량은 1,150자, 시험 시간은 90분입니다. 다른 학교가 2시간에서 3시간인 것과 비교하면 짧고, 분량도 작습니다. 작년에도 현대시 한 편이 제시문으로 나왔습니다.
합격작들을 모아 보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1,000자대라는 분량 때문에 거의 시놉시스 위주로 갑니다. 공간을 길게 묘사하거나 인물의 심리를 파고드는 비중이 작아지죠. 대신 기승전결이 확실히 들어가 있어야 하고, 갈등 관계가 분명해야 합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오늘날의 사회적 이슈를 고등학생의 눈으로 관찰한 흔적, 그리고 그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이 드러나면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가산점이 붙는 지점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것입니다. 원래 시의 내용을 그대로 살려야 하나요, 아니면 완전히 새로 써도 되나요.
합격작을 꽤 많이 봤는데 정말 반반입니다. 시를 거의 그대로 옮긴 답안도 있고, 크게 창작한 답안도 있고, 분위기만 가져온 답안도 있습니다.
갈리는 것은 방식이 아니라 의도입니다. 왜 그렇게 선택했는지가 글 안에서 읽히면 어느 쪽이든 통합니다. 국민대 영화과 스토리텔링 기출에서 연도별 제시 시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서울예대 논술에 스토리텔링이 들어왔다
서울예대가 논술에서 스토리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작은 변화가 아닙니다.
출제 형태는 이렇습니다. 제시어 세 개가 주어집니다. 거울, 뭉툭한, 맛이다. 또는 오솔길, 바쁜, 몰락하다. 이 세 단어를 모두 포함해 12문장짜리 줄거리를 씁니다.
솔직히 말하면 문제 자체는 특이하거나 어렵지 않습니다. 스토리텔링 훈련의 초급 과정에서 다루는 형태에 가깝습니다. 20년쯤 전에 한예종을 비롯한 학교들이 처음 시도했던 유형이기도 하죠. 스토리텔링 문제에도 변천사가 있고, 그 계보의 출발점에 가까운 문제입니다.
문제가 쉽다는 것이 합격이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영상에서 언급된 기준으로는 1,400명 규모의 지원자 중 25명을 선발합니다. 정확한 모집 인원과 전형 방식은 해당 학년도 모집요강을 확인하세요.
평가 포인트는 결국 같습니다. 제시어를 어떻게 활용했는가, 그리고 짧은 분량 안에서 이야기를 완결시킬 수 있는가.
서울예대 영화과가 이 변화를 택한 이유는 분명해 보입니다. 영상 분석과 면접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 있기 때문이죠. 글로 드러나는 논리적 사고 말입니다. 수학이나 과학의 논리와는 다른 종류의, 서사를 세우는 지적 능력을 갖춘 학생을 보겠다는 뜻입니다.
서경대, 50분 안에 로그라인 하나
서경대는 시간이 50분입니다.
이미지가 제시되고, 여기에 플롯이 함께 주어집니다. 추적 플롯, 즉 주인공이 누군가를 쫓는 구조 같은 식이죠. 이 둘을 결합해 로그라인을 작성하고 발표합니다.
그래서 로그라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스토리텔링이 대체로 시놉시스를 쓰는 작업이라면, 로그라인은 그보다 더 짧고 더 간결하면서 더 분명해야 합니다. 시나리오를 쓰는 것과는 다른 근육이 필요하죠. 범스토리텔링 유형으로 묶이지만 준비 방식은 따로 가져가야 합니다.
피칭 유형, 글이 아니라 말로 평가한다
피칭은 공식 용어는 아닙니다. 저희가 편의상 부르는 이름이죠.
스토리텔링 유형이되 결과물을 말로 발표하는 방식입니다. 원고를 보고 해도 되고 외워서 해도 됩니다. 경찰관이 한 명 있는데 어느 날 산에 올라갑니다, 하는 식으로 교수님 앞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죠.
여기서는 창작 능력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전달 능력, 교수진과의 소통 능력, 그리고 연출자로서 상황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대처 능력까지 함께 봅니다.
숭실대는 이미지를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한 뒤 발표합니다. 작년에는 이미지와 함께 제시어 하나가 주어졌고, 제한 시간은 20분이었습니다. 이미지 분석력, 시각적 스토리텔링 능력, 창의적 접근과 표현을 봅니다.
성결대는 제시문과 제시어를 모두 활용해 딜레마 또는 아이러니가 있는 이야기나 장면을 구성합니다. 작년 제시문은 아파트 분양, 회장, 자살하려는 청년이었고, 제시어는 유명한 정치인과 음식 속 벌레였습니다. 시간은 40분입니다.
성결대에서 눈여겨볼 점은 딜레마와 아이러니라는 조건이 거의 매년 고정으로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물이 반드시 줄거리 형태일 필요는 없습니다. 시놉시스, 로그라인, 장면 구성 등 다양한 형태가 허용되고, 소설적으로 서술하거나 문장을 공들여 구성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40분은 상당한 압박입니다. 조건을 다 넣으면서 딜레마까지 세워야 하니까요.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서도 이미지 기반 피칭 유형이 출제됩니다. 피칭 대비법은 영화과 피칭 실기와 면접 준비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대학별 한눈에 비교
학교 | 유형 | 분량과 시간 | 특징 |
|---|---|---|---|
한예종 | 조건 기반 스토리텔링 | 매년 변동, 최근 1,800자 | 인물은 A, B, C로 표기. 출제 형태가 가장 파격적 |
국민대 | 시 각색 | 1,150자, 90분 | 시놉시스 위주, 기승전결과 갈등이 분명해야 함 |
서울예대 | 제시어 3개 활용 | 12문장 줄거리 | 논술에 스토리텔링 도입 |
서경대 | 이미지와 플롯 결합 | 로그라인, 50분 | 작성 후 발표 |
숭실대 | 이미지 기반 피칭 | 20분 | 이미지 분석과 시각적 스토리텔링 |
성결대 | 제시문과 제시어 피칭 | 40분 | 딜레마 또는 아이러니 조건 고정 |
전형 요소는 학년도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원 전 각 대학의 해당 학년도 모집요강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글을 쓰고 끝이 아닙니다
여기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중앙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학교는 스토리텔링 단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2차에서 자기가 쓴 글에 대한 면접이 들어옵니다. 특히 한예종은 예외 없이 발표를 시킵니다. 시험 요강에 적혀 있지 않아도 "쓴 걸 한번 발표해 보세요"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때 이런 식으로 시작하면 곤란해집니다.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말이죠, 하고 길게 풀어가는 방식이요. 그만하라는 말이 바로 돌아옵니다.
짧게, 로그라인으로 말해야 합니다. 이것도 피칭의 일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준비해야 할 것이 정해집니다.
내가 쓴 시나리오의 컨셉을 한두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가
기획의도가 무엇인가
주제가 무엇인가
이야기 속 딜레마와 아이러니는 무엇인가
내가 중점을 둔 지점은 어디인가
감독이 되면 투자자, 배우, 스태프에게 자기 작품을 전달해야 합니다. 내 이야기는 이런 것이다, 하고 말할 수 있는 능력. 그게 피칭 능력이고, 학교들이 보려는 것도 그것입니다.
마지막은 결국 자기 관점입니다
합격생들을 모아놓고 보면 공통점이 하나 나옵니다.
문제 조건 안에서 자기만의 관점과 생각을 뚜렷하게 세우고, 그것을 교수진 앞에서 소신 있게 설명하고, 그 관점이 글로도 입증된 학생들이 붙습니다.
면접에서 교수님이 "그게 어떻게 그렇게 되죠?" 하고 파고들 때가 있습니다. 겁이 날 수 있지만 그건 오히려 좋은 신호입니다. 심리적으로 흔들어보는 것이거든요. 그때 자기 색깔과 관점을 흔들림 없이 설명할 수 있으면 플러스로 돌아옵니다.
눈치를 보면서 틀리면 어쩌지 하고 위축되는 순간, 연출자로서의 인상은 사라집니다.
실제 합격생들이 이 과정을 어떻게 통과했는지는 레슨포케이아트 합격후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레포케는 2024학년도와 2025학년도에 2년 연속 한예종 최다 합격 14명, 영화과 8명을 포함한 결과를 기록했습니다.
핵심 정리
한예종은 분량과 형태가 매년 크게 바뀌며, 인물을 A, B, C로만 표기하게 하는 조건이 붙습니다
가장 최근 한예종 기출은 1,800자, 졸업식 불참과 실종, 5년 뒤 재회라는 조건이었습니다
국민대는 시 각색으로 1,150자를 90분에 씁니다. 묘사보다 기승전결과 갈등이 우선입니다
시를 그대로 살리든 새로 쓰든 상관없지만, 그 선택의 의도가 읽혀야 합니다
서울예대는 논술에 스토리텔링을 도입했고, 제시어 세 개로 12문장 줄거리를 씁니다
서경대는 50분 안에 이미지와 플롯으로 로그라인을 만들어 발표합니다
숭실대와 성결대는 말로 발표하는 피칭 유형이며, 성결대는 딜레마와 아이러니 조건이 고정입니다
중앙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는 2차에서 자기 글에 대한 면접을 봅니다. 기획의도와 주제를 짧게 말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예종 기출에서 실종자를 누구로 정하는 것이 유리한가요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70퍼센트 이상이 잠만 자는 학생을 고른다는 점은 알고 들어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같은 선택을 하더라도 왜 그 인물이어야 하는지가 글 안에서 설득되어야 하고, 다른 선택을 한다면 그 이유가 더 분명해야 합니다.
Q. 국민대는 원래 시의 내용을 얼마나 살려야 하나요
합격작 기준으로 반반입니다. 시를 거의 그대로 옮긴 경우도 있고, 분위기만 가져와 새로 창작한 경우도 있습니다. 평가에서 갈리는 것은 원작을 얼마나 지켰는지가 아니라, 자기가 택한 방식에 뚜렷한 의도가 있는지입니다.
Q. 피칭은 외워서 발표해야 하나요
원고를 보고 해도 되고 외워서 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암기 여부가 아니라 길이와 밀도입니다. 도입부터 길게 설명하면 중간에 제지당합니다. 로그라인 한두 문장으로 먼저 이야기의 뼈대를 전달한 뒤 살을 붙이는 순서로 연습하세요.
Q. 스토리텔링 실기만 준비하면 되나요
중앙대처럼 면접이 없는 학교를 제외하면, 2차에서 자기가 쓴 글을 설명해야 합니다. 글을 쓰는 훈련과 그 글을 요약해 말하는 훈련을 같이 가져가야 합니다. 기획의도, 주제, 딜레마, 아이러니를 각각 한두 문장으로 답할 수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보세요.
